북유럽의 헬싱키, 오픈된 키친이 아름다운 식당을 배경으로 촬영된 일본 감성 힐링 영화 <카모메 식당>,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게 하는 영화입니다. 원작은 같은 제목의 일본 소설인 작가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입니다. '카모메'는 영화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마무리 지어 준 장소인 헬싱키 바닷가에서 많이 보이던 새, 갈매기를 뜻한다고 합니다.
개봉 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영화 카모메 식당의 정보와 줄거리, 북유럽 인테리어의 교과서 같은 촬영 배경 장소, 영화리뷰 작성해 드립니다.
영화 카모메 식당 줄거리
헬싱키 어느 동네의 길모퉁이에 아담한 일식당인 카모메 식당이 새로 문을 열었습니다.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는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지만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손님이 없습니다. 사치에는 주방에 서서 오가는 이웃들, 호기심에 식당을 관찰만 하는 노인부부 등 동네를 바라보며 꿋꿋이 손님을 기다립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찾아온 첫 번째 손님, 일본 만화 마니아인 토미가 찾아와 만화영화의 주제가를 물으며 커피를 마십니다.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찍은 곳이 핀란드 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손님 미도리, 그녀의 여행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정입니다. 갓 구운 시나몬 롤 냄새에 이끌려 들어온 핀란드 아주머니들, 잃어버린 짐을 기다리는 일본 여성 마사코 등 점점 늘어나는 손님들의 이야기와 어우러짐으로 식당은 활기를 찾아갑니다.
사치에의 정성들인 음식들이 식탁에 하나씩 올라오고 식당을 찾아온 사연 있는 손님들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집니다.
북유럽 인테리어 교과서 카모메 식당, 촬영 배경 장소
누구나 한번은 지금과는 다른 곳에서의 삶을 꿈꿔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일본과 한국 사람에게 북유럽이 주는 낯선 평온함은 동경의 장소가 되게 합니다. 여기에 우리에게는 친근하면서도 이국적인 일본사람의 기호까지 더해져 영화 <카모메 식당>은 이런 동경을 잠시나마 대리 만족하게 해줍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높은 북유럽 디자인은 사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달리 높은 관심을 받았다고 하며, 단순하고 실용적이며 자연친화적인 경향을 그 특징으로 합니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는 북유럽의 풍경과 이에 잘 어우러지는 북유럽 디자인의 정수를 모아놓은 것 같은 매력적인 인테리어와 소품들이 시선을 강탈합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이 바로 카모메 식당입니다. 전체적인 색조인 파스텔 블루와 민트는 짙거나 연한 원목의 가구들과 어울려 쿨 톤임에도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소박한 멋이 있지만 아름다운 이 가구들 특히 테이블과 의자들은 모두 핀란드를 대표하는 건축가 알바 알토가 1935년에 내놓은 브랜드로 디자인한 것입니다. 합판을 구부려 조형적이고도 우아한 선을 연출한, 당시에는 꽤나 획기적인 기술을 도입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사치에와 미도리가 만나는 헬싱키 중심가에 위치한 카페는 아카데믹 서점(The Academic Bookstore) 안에 위치한 ‘카페 알토(Café Aalto)’라고 합니다. 역시 알바 알토가 디자인한 곳으로 테이블마다 그의 시그니쳐 예술품인 꽃병들이 놓여있으니 디테일을 알고 눈여겨보시면 재밌을 거 같습니다.
카페 알토 장면에서는 또 다른 유명한 의자인 일명 개미 의자, ‘앤트 체어(Ant Chair)도 볼 수 있는데요, 1952년 덴마크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에게 밀라노 가구 박람회의 대상을 안겨주며 그를 유명하게 만든 의자라고 합니다. 주방 선반 위에 놓인 팬트리 아이템들은 핀란드 남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소규모 유리 공방으로 처음 시작된 역사 깊은 브랜드 제품들이라고 합니다. 알고 난 후 영화를 보면 멋진 예술품과 소품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영화 리뷰
사치에에게 낯선 핀란드 사람들, 핀란드 이웃들에는 사치에가 낯선 동양인 이었을 겁니다. 때문에 윈도 앞에서 구경만 하던 핀란드 아주머니들은 결국 갓 구운 시나몬 롤의 마법 같은 향기에 이끌려 카모메 식당에 앉게 되었지만, 일본의 소울 푸드인 오니기리(주먹밥)를 맛있게 먹게 됩니다.
다도를 하듯 섬세한 절차를 밟아 내려진 루왁 커피, 아침의 시나몬 롤, 일본의 소울푸드인 오니기리 주먹밥, 잘 구워낸 신선한 연어구이 등 마음으로 만든 음식을 만드는 사치에와 소박한 미학으로 디자인된 카모메 식당은 손님들에게 이야깃거리를 풀어놓게 합니다.
크게 스팩터클 할 만한 것은 아닌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낯선 곳도 사람 사는 곳이기에 일상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헬싱키의 바닷가가 보이는 노천 카페에 앉아 함께 한가로운 한 때를 즐기고 싶다면 영화 카모메 식당 꼭 관람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