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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 노팅힐의 베이커리 카페에서 얻은 위로,상실후에도 지속되는 삶, 줄거리 및 리뷰

by 되는 사람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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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힐에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었습니다. 딸 사라가 좋아했던 책, '80간의 세계일주'. 이제는 세계가 다가오니 세계를 경험하러 갈 필요가 없다는 새로운 친구의 말에 영감을 받은 미미는 '빵으로 하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테마로 노팅힐의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기로 합니다.

 

여러 나라에서 런던에 온 이민자들의 따뜻한 고향이 된 베이커리 카페, 영화 '세상의 모든 디저트:러브사라'입니다. 영화 줄거리와 비하인드 스토리, 엘리자 슈뢰더 감독 이야기 그리고 영화 리뷰, 후기입니다.

영화 세상의 모든 디저트:러브 사라 메인 포스터

영화 줄거리

유명한 파티셰인 사라는 빅밴과 웨스터 민스터 사원이 멀리 보이는 런던의 템즈강변을 자전거로 달립니다.

 

베프 이사벨라는 길에서 춥다며 열쇠를 가진 사라를 재촉합니다. 무용 수업을 앞둔 딸 클라리사는 사라의 베이커리 카페 오픈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냅니다. 사라와의 다툼 이후 연락이 없었던 엄마, 미미는 그 시간들을 후회하며 그녀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하겠다는 편지를 씁니다.

파티셰를 잃은 베이커리 카페

하지만 베이커리는 오픈되지 못했고 노팅힐의 가게는 방치된채 비어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가 중단된 을씨년스러움에 다른 세입자도 찾지 못했는데 은행은 이사벨라에게 대출 상환을 종용합니다. 

 

클라리사는 엄마를 잃은 슬픔에 그녀의 일상인 무용 수업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 버립니다. 함께 지내는 남자친구와도 헤어진 그날, 사라없이 폐허처럼 비어있는 엄마의 가게 바닥에 갈 데 없는 몸을 내려놓습니다. 아침에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하는 이사벨라에게 클라리사는 마지막으로 부탁할 곳이 있다고 말하죠. 그리고 딸을 잃은 후 후회로 가득 차있는 미미는 살 곳이 필요하다고 찾아온 손녀 클라리사를 받아들입니다.

 

갑작스러운 자전거 사고로 사라는 노팅힐에 오지 못했습니다. 딸과 엄마, 친구를 잃은 세 사람처럼 베이커리 카페도 훌륭한 파티셰를 잃고 생기를 잃었습니다.

사라없이 시작된 '러브 사라'

결국 팝업 와인바를 열겠다는 세입자가 나타나고, 망설이던 클라리사와 이사벨라는 떠나가는 사라의 꿈을 놓지 않고 잡아보기로 합니다. 자신의 꿈을 응원한 적이 없었다고 원망하던 사라의 마지막 말이 아픈 미미도 손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죠. 사라의 취향을 떠올리며 인테리어는 착착 진행되어 가지만 그녀의 빈자리를 채울만한 셰프는 찾기가 어려운데요.

 

미슐랭 투스타 레스토랑의 셰프 매튜가 자진하여 합류해 오고 이제 오픈은 초임박입니다만 이사벨라의 표정은 그를 탐탁지 않아 하네요. 메튜는 갑자기 왜 왔을까요? 

 

메튜의 감탄할만한 섬세한 디저트에도, 노팅힐에서 잔뼈가 굵은 펠릭스는 이 동네에만 4개의 빵집이 있는데 이곳의 특별함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이민자들에게 고향이 되는 베이커리

딸이 좋아했던 여행과 80일간의 세계일주, 가게에 온 첫번째 손님을 곰곰이 생각하며 미미는 세계 곳곳에서 런던에 모인 이민자들을 위해 그들이 그리워하는 고향이 되어주자고 합니다. 러브 사라는 이민자들의 추억 속에 있는 디저트들을 만들어주기로 하고 빵으로 하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시작하는데요.

 

쉽지 않은 미션앞에 메튜는 파티셰 수업을 함께 했지만 본업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이사벨라를 채근합니다. 이제 둘이 된 러브사라의 셰프들은 안마 관리샵에서 공연 연습실에서 그리고 러브 사라에서 각국의 이민자들을 만납니다. 먹어본 적 없는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기억 속에 있는 맛과 감촉, 모양과 레시피들을 열심히 듣고 채집합니다.

 

파리 유학 시절부터 두 친구 매튜와 사라의 재능이 최고라 인정해왔던 이사벨라는 비교 하위를 따질 만한 시간이 없이 바빠졌습니다.

 

리스본에서 온 엄마는 어린 아들에게 다시 '파스텔 드 나타'를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택배 기사에게는 라트비아의 '크링글'이, 덴마크에서 온 소녀에게는 길게 만든 반죽을 꼬고 돌려 만든 시나몬 롤인 '카넬스 네일'이 재현되었습니다. 황홀한 달달함의 디저트라 말하기에는 삶과 기억의 디저트들입니다. 호주식 케이크 레밍턴까지 완성되자 세상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미미는 세상의 모든 디저트들을 들고 시식해 줄 친구들이 있는 올가의 집을 찾아갑니다.

 

러브 사라의 세계 여행은 계속되고 런던에서 출근하고 있는 젊은 일본 여성에게는 말차 밀 크레이프를 만들어 줍니다. 정말 여러겹의 얇은 크레이프들을 크림이 꺼지지 않도록 밤새 쌓으면서 이사벨라는 이제 메튜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영화 리뷰, 후기

개봉당시에는 알고 보면 더 재밌는 비하인드 이야기들이 공개 되었습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이야기들

1. 영국 유명 레스토랑 '오토렝기(Ottolenghi)'의 참여

러브 사라에 등장하는 로즈 마카롱, 무스 온 어 비스킷, 페르시안 러브 케이크, 버번 피칸 타르트 등 전 세계를 대표하는 수많은 디저트를 지원하기 위해 런던의 유명 레스토랑 ‘오토렝기’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스타 셰프인 요탐 오토렝기가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이고, 요탐 오토렝기는 이스라엘 예루살렘 출신의 이민자 셰프로 영국 르꼬르동 블루를 졸업했습니다.

 

쇼디치 지점등 런던에 몇 개의 지점이 있는데, 영화처럼 노팅힐에 위치한 오토렝기도 있으니 여행을 가게 되면 꼭 들러 보고 싶네요. 디저트들이 진열된 모습과 이름표들의 사진이 러브 사라의 현실 공간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러브사라의 디저트들이 시각적일 뿐 아니라 실제로도 '세상 제일의 맛'이었네요.

러브 사라의 디저트 레시피 개발에 참여한 오토렝기(Ottolenghi) 레스토랑, 노팅힐, 런던

 

2. 'The Great British Bake off' 시즌 7의 우승자 캔디스 브라운 깜짝 출연

감독은 영국의 베이킹 사랑과 세계 각국의 이민자들로 완성된 다양성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영국의 베이킹 사랑은 정말 엄청나서 관련된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더 그레이트 브리티쉬 베이크 오프’는 간판 베이킹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요, 시즌 7의 우승자 캔디스 브라운이 영화 속 디저트 레시피 개발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레베카 우즈와 함께요.

 

특히 그녀는 러브사라에 카메오로 깜짝 출현했는데요, 영화 시작과 마지막에 딱 두 번 나오며 존재감으로 주인공인 사라가 바로 캔디스 브라운입니다.

3. 미미는 영국 대표 배우 셀리아 아임리

러브 사라의 중심에 있는 든든한 미미를 연기한 배우는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셀리아 아임리입니다. 런던연극협회가 수여하는 영국 최고 권위의 상인 로런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미디어계에서 종사하는 영향력 있는 여성들을 선정하는 WFTV 어워즈에서 2017년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어요. 셀리아 아임리는 러브 사라 안에서도 영화 현장에서도 조용한 아우라를 발휘했네요.

엘리자 슈뢰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세상의 모든 디저트:러브 사라를 제작하던 중 감독 엘리자 슈뢰더는 어머니를 여의게 됩니다. 깊은 상실감을 경험한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후에 오는 후회의 시간들은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럽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간들이 계속되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5남매의 한 명으로 보낸 이 시기를 보낸 그녀는, 함께 견뎌낸 가족과 지인들의 영향력에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방향성이 완벽히 바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도 같은 사람을 잃은 네 사람이 함께 이 시간을 견디죠. 엘리자 슈뢰더 감독은 각자의 삶과 길을 제쳐 놓고 불확실성 앞에 모인 이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 리뷰, 후기

매튜는 유명한 레스토랑의 좋은 제안을 미뤄두었고, 이사벨라는 겨우 돌아간 직장을, 클라리사는 재능 있는 무용을 그리고 미미는 오래된 친구들을 제쳐 놓고 사라의 꿈인 개업조차 불확실한 베이커리 카페를 위해 뭉칩니다.

 

그리고 사라를 위해 보낸 시간들은 사라가 아니라 자신들의 일상과 본업, 그리고 친구들에게 위로가 됩니다. 이제야 이사벨라는 미심쩍던 매튜와 자신의 재능에 대한 긴장을 내려놓았고, 매튜와 미미는 후회했던 시간을 되돌렸습니다. 과거 서커스 연기자로서의 명성에 갇혀있던 미미는 세상 밖으로 다시 나왔고 딸을 응원하지 못한 슬픔으로 이제는 손녀를 든든하게 지원합니다. 

 

감독의 실제 경험 때문인지 세상의 모든 디저트:러브 사라는 유난스러움이 없고 차분합니다. 깊은 슬픔과 드라마틱한 플롯도, 도파민을 자극할 만한 디저트의 비주얼도, 광고 같은 노팅힐의 모습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러브사라가 TIME OUT 1면을 장식할 사진을 찍을 때 미미가 하는 아주 진부한 말에 감독은 하고 싶은 말의 무게를 꾹꾹 눌러 담아 밀도를 더합니다. "사라가 있다면 기뻐할 텐데". 그 사람이 있다면 기뻐할 모습으로 삶을 이어가면 된다는 말이죠.

 

그리고 이어지는 OST로 하고 싶은 모든 말을 다 하는 것 같네요. 

마침표를 찍는 엔딩곡 'for the love of you'

세상의 모든 디저트:러브 사라 엔딩곡 for the Love of You의 한글 가사

 

여름 볕처럼 생생한 디저트 영화일 거라 예상했는데 겨울 오후의 햇볕처럼 추운데 따뜻한 '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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